<성화로 묵상하는 성경> 창세기 22장 이삭을 번제로 드리는 아브라함
성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성경과 관련된 그림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 그림으로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창세기 22장과 관련된 작품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성경의 내용
믿음의 조상으로 알려진 아브라함에게는 100세 얻은 아주 귀한 아들 이삭이 있었습니다. 이삭은 아브라함이 하나님께서 요구하여 얻은 아들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아들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여 얻게 된 아들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아들 이삭을 희생 제물로 바치라고 말씀하십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이삭을 바치기 위해서 모리아산으로 갑니다.
화가들은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치는 장면 화폭에 담았습니다.
먼저 빛의 화가로 램브란드 판 레인(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 1606-1669)의 그림을 보시죠.
렘브란트는 빛과 어둠의 절묘한 대비를 통해 이를 아주 극적으로 표현했습니다. 하이라이트는 이삭을 주목하게 만듭니다. 나무 위에 있는 이삭의 양팔은 뒤로 묶여 있고, 그의 움츠러진 다리는 그가 긴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아브라함도 눈을 뜨고 볼 수 없기에 왼손으로 아들의 얼굴을 꽉 움켜쥐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일은 칼로 아들을 목을 베어 제물로 바치는 것입니다. 칼을 내리치려는 순간, 천사가 나타나 아브라함의 칼을 든 손을 붙잡습니다. 그러자 아브라함은 손에서 칼을 놓쳐 공중에 떠 있는 찰나의 순간이 화폭에 그려져 있습니다.
이 순간 아브라함은 놀라 당혹감을 가지고 천사를 바라봅니다. 렘브란트도 이 그림을 그릴 때쯤 첫째 아들을 하늘나라로 보내야만 했기에 아브라함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다음은 카라바조(A 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1571-1610)의 그림입니다.
이삭은 나무가 깔린 제단 위에 벌거벗은 채 누워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이삭의 목을 누른 채 칼로 내리치려고 합니다. 죽음을 당하게 될 이삭은 입을 벌린 채 공포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순간 천사가 나타나 오른손으로 아브라함의 칼을 손을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이삭을 대신하여 희생제물로 바쳐질 숫양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숫양 뒤쪽에 보이는 건물에는 아브라함의 종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이 작품에서도 자신가 살았던 시대의 관점에서 그림을 그렸던 카라바조의 특징이 나나타나고 있습니다. 건축물들과 천사의 모습이 아브라함 시대의 것이 아닙니다.
또다른 그림은 초현실주의 유대인 화가 마르크 샤갈(Marc Chagall, 1887-1985)의 작품입니다.
긴 수염을 한 아브라함이 눈을 감은 채 오른손에는 칼을 왼손에는 촛불을 듣고 있습니다. 이삭을 죽여야 하는 칼과 이삭을 태워야 하는 불이겠지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 아브라함은 기도하는 경건한 모습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한편 제물로 바쳐질 이삭은 순종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자신을 바치려는 듯 팔짱을 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플랑드르의 화가 다비드 테니어스(David Teniers the Younger, 1610-1690)가 그린 그림입니다.
앞에서 소개해 드린 그림과 다른 내용입니다. 이 그림은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장면이 아니라 그 이후의 장면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삭을 제물로 바치라고 명령을 통하여 아브라함의 믿음을 테스트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인신 제사를 원하시는 분이 아니시기에 아브라함이 순종하였을 때 숫양을 준비해 놓으셨습니다.
다비드 테니어스는 제단 위에 숫양을 바치는 순간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이삭을 죽이려는 칼은 바닥에 버려져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아들 이삭을 제단 앞에 무릎 꿇고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것을 돕고 있는 모습입니다. 벌거벗어 있던 이삭은 다시 옷을 입고 무릎을 꿇고 두 손 모아 하나님을 경배합니다.
저 뒤쪽에는 아브라함과 이삭을 기다리고 있는 나귀와 하인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상으로 4명의 화가의 작품을 소개해 드렸는데 도움이 되셨는지요? 소개한 그림들을 통해 아브라함과 이삭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어떤 그림이 역사적 사실에 가까울 것인 지에 대하여 집착하기보다는 창의성을 발휘한 화가들의 다양한 그림을 통해서 성경을 보다 깊이 묵상하는 게 좋을 듯하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