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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로서의 확실한 자부심을 보여준 앙리 루소의 <자화상>

클래식아트 2025.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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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가로서의 위상이나 자부심을  표현한 작품은 많다. 그중에 가장 확실한 자부심을 보여준 작품은 앙리 루소의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다.


  앙리 루소(Henri Julien Félix Rousseau, 1844-1910)는 가난했기 때문에 파리시 세관 공무원으로 생계를 해결하면서 화가로서의 꿈을 놓지 않았다. 주말에만 틈틈이 그림을 그렸기에 사람들은 그를 일요화가라고 불렀다. 주변 사람에게 루소는 아마추어 화가로 인식되었을 뿐이었지만 루소는 자신을 뛰어난 화가라는 확신 하였다. 독학으로 미술을 배웠고, 49세 때 비로소 전업 화가가 되었고, 죽기 몇 년 전에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첫 번째 아내 클레망스와 낳은 7명의 아이 중 6명이 죽고, 아내마저 결핵으로 사망하였고, 두 번째 아내 조세핀도 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불행을 겪게 된다. 이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어려웠으나 루소는 화가로서의 자부심만큼은 가득하였다.

 

 

앙리 루소의 &lt;자화상&gt;이란 작품을 보여주는 이미지
<자화상>  캔버스에 유화 , 146x 113cm, 1890 년 ,  프라하 국립미술관

 

  루소가 46세 때 그린 <자화상>은 화가로서의 자부심을 잘 보여준다. 검정색 정장에 베레모를 쓴 사람은 손에 붓과 팔레트를 들고 서 있다. 누가봐도 화가가 분명하다. 팔레트에는 먼저 세상을 떠난 두 명의 아내의 이름인 <클레망스와 조세핀>을 적어 넣었다.

 

  배경에는 철제 다리, 열기구, 센느 강의 여러 나라의 국기를 달고 있는 배, 막 지어진 300미터 높이의 에펠탑 등이 그려져 있다. 에펠탑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로 화제를 모았다. 이는 1889년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파리 만국박람회를 상징한다. 당시 과학 기술의 진보를 통한 새로운 시대를 표현하고 있다.

 

  하늘에는 태양과 구름이 보이는데, 흰 구름과 푸른 구름이 보인다. 이는 프랑스 국기의 삼색을 표현한 것이다.

 

  이렇게 그려진 배경은 세계의 중심 국가 프랑스의 위용을 보여준다. 그런데 비례를 완전히 무시하고 화가는 그림의 3분의 2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크게 그려져 있다. 이를 통해 루소는 자신이 세계의 중심지 파리의 화가이고, 프랑스를 넘어 세계적인 예술가가 될 것이라는 당찬 포부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루소가 딛고 있는 두 발 부분을 보면 원래 그렸던 비율이 잘 맞지 않아 지우고 덧그린 흔적을 볼 수 있다.

 

  이런 루소의 자화상은 다른 화가들이 가졌던 자부심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경제적으로 가난하고 가정적인 불행을 겪으며 사람들에게 아마추어 화가로 보여지고 있던 시절에도 자신이 뛰어난 화가라는 확실한 자긍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루소는 60세부터 화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6년 후인 1910년 봄 파리의 앙데팡당(Independants) 전에(Independants) 출품한 이국적인 정글 그림은 화가들과 평론가들에게 최고의 찬사를 받게 된다. 하지만 루소의 성공은 오래가지 못하고 1910년 그는 병을 얻어 66세의 나이로 생을 마친다. 살아생전 알아주는 이들이 얼마 없었던 예술가였기에 그의 장례식에는 단 7명만이 참석했을 정도로 소박했다.

 

  하지만 루소를 좋아하던 입체파 화가들은 그의 조각조각 그려 붙인 것 같은 화법에서 콜라주 기법을 발전시킨다. 동화적이고 몽환적인 정글 시리즈는 초현실주의 화가에게 영감을 주었다. 예술이란 정규 교육을 받은 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통해 수많은 후대의 예술가들에게도 용기와 영감을 주고 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자신감을 잃지 말라는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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