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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주간 성화 묵상#4 수르바란 -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Christ on the Cross)

클래식아트 2025.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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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난주간 성화 묵상 네 번째 시간인데 십자가의 예수 그리스도를 표현한 작품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스페인의 수르바란의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입니다.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는 기독교 미술에서 가장 많이 다루어진 주제 중 하나이며, 수많은 화가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 장면을 그렸습니다. 많은 작품들 중 수르바란의 작품을 소개하는 이유는 다른 인물이나 배경 없이 오직 예수님께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다른 이유는 다른 작품들보다 더 경건하고 초월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 때문입니다.

 

  "수도사들의 화가"라는 알려진 스페인의 스루바란(Francisco de Zurbarán, 1598-1664)1626년 세비야의 산 파블로 레알 수도원의 도미니코 수도회(San Pablo el Real Monastery)와 계약을 맺고 8개월 동안 21점의 작품을 제작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이 중 하나가 바로 수도원의 성구실(sacristy)을 위해 제작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입니다.

 

수르바란의 &lt;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gt;를 보여주는 이미지
1627년, 290 × 165cm,  시카고 미술관(Art Institute of Chicago)

 

  이 작품은 가톨릭의 반종교개혁 운동의 영향을 받아 예수 그리스도만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그려졌습니다. 슬퍼하는 성모 마리아나 요한, 막달라 마리아 같은 다른 인물들이나 배경 묘사가 전혀 없이 오직 그리스도의 모습과 그의 희생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극적인 명암 대비(테네브리즘 Tenebrism)를 활용하여 어둠 속에서 빛이 예수님의 몸을 비추면서 극적인 효과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예수님의 몸의 상처와 피의 표현을 최소화하여 잔혹한 느낌보다는 숭고한 희생의 의미를 강조했지요. 그리스도의 몸을 해부학적으로 매우 정확하게 묘사했는데, 근육의 긴장과 이완, 튀어나온 핏줄, 못 자국과 옆구리의 상처, 흘러내린 핏방울 등이 놀라울 정도로 사실적이고요.

 

  특히 허리에 두른 흰색 천(페리조니움 perizonium)의 질감과 주름 표현은 탁월합니다. 사실 십자가 사형은 죄수를 완전히 나체로 매달아 극도의 수치심을 주는 형벌이었습니다. 하지만 기독교 미술에서 기독교 미술에서 페리조니움을 사용하여 예수님의 신성함과 최소한의 예우를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복음송 중에 "그때 그 무리들이 예수님 못 박았네. 녹슨 세 개의 그 못으로...."라는 곡을 아시나요? 수르바란이 활동했던 당시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을 묘사할 때 세 개(양손에 하나씩, 포갠 두 발에 하나)의 못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그는 스페인에서는 그리스도의 발을 각각 따로 못 박았다는 주장에 따라 네 개의 못을 사용하여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고정했습니다.

 

  십자가의 나무 질감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위쪽에는 작은 표지판이 달려 있습니다. "INRI"는 라틴어 "Iesus Nazarenus Rex Iudaeorum"의 약자로, "나사렛 예수, 유대인의 왕"이란 뜻입니다. 이는 요한복음 1919절에 기록된 것으로, 로마 총독 빌라도가 죄명을 십자가에 붙이도록 한 것입니다.

 

  이 작품은 수르바란의 초기 걸작으로 평가받으며, 그의 동시대인들에게 큰 찬사를 받아 이후 세비야로 이주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수르바란의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통해 오직 예수님께만 집중하며, 바로 나를 위해 고난당하신 예수님의 모습을 묵상하는데 좋은 길라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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